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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8-25 17:13
‘낚시 면허제’실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글쓴이 :
조회 : 1,164  


‘낚시 면허제’실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러나 그 시기나 방법은 20년 혹은 50년 후쯤, 낚시인 보다는
일부 어민들의 의식 변화가 우선 이루어진 다음에나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김분도 한국프로낚시연맹 감사
전남낚시연합회 이사
순천 포인트낚시 대표

낚시면허제’ 보기도 좋고 듣기에도 좋은 말이다. ‘면허제’이니 그럴싸한 신용카드처럼 생긴, 어쩌면 운전면허증 같은 것이 지갑에 한개쯤 추가될 수 있으니 낚시인들의 어깨가 조금 더 으쓱해질 수도 있을 거란 생각도 한번 해 봄직 하다. 
운전면허증도 어려운 시험을 보아서 합격을 했으니, 좋아하는 낚시면허증 이야 시험만 보면 합격은 떼놓은 당상처럼 여겨질 것이 아닌가?
그러나 우리는 지금, 낚시면허제도가 논의되기 전부터 왜 뜨거운 감자로 부상되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자신의 입장을 한 번 정리해 볼 때가 된 것 같다. 그래야만 우리 낚시인들도 언젠가는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확실한 당위성과 그에 부합하는 행동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올 여름, 리빙TV에서 마련한 낚시면허제관련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물론 시간이 없어 막상 중요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말았지만, 방송국의 요청에 따라 한사람은 찬성 쪽에서 또 한사람은 반대쪽의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도 본인은 찬성 쪽에서 그 당위성을 말해야 하는 악역을 맡게 되었다.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해양수산부가 주장하는 면허제도에 관한 정책 추진의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단순히 면허 요금이란 명목으로 세수를 올리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해양수산부가 주장하는대로 수질오염 방지와 어자원 고갈 방지를 위한 것인지를 알기 위해서였다.
그 과정에서 알게된 해양수산부측의 입장은, 세수를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질오염 방지와 어자원 고갈 방지에 무게를 두고 그 당위성에 입각해서 법안을 제정하겠다는 것이었다.
결코 세수를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치자,
‘어자원 고갈 방지’ ‘수질오염 방지’ 이것은 열번 백번 강조해도 옳은 말이다. 맑은 물에 많은 물고기가 살아가는 환경은 우리 세대만이 누리는 특권이 아니다. 자손 대대로 영원히 물려주어야 할 자산인 것이다.  
하지만 ‘어자원 보호’와 ‘수질오염 방지’가 과연 낚시인만의 책임이고, 또 낚시를 규제하는 것으로 그런 성과를 올리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낚시면허제를 실시해서 쾌적한 자연 환경을 만들겠다면 당국은 필자가 주장하는 의견을 들어 보시기 바란다. 비록 단편적인 이야기지만 이런 일은 전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올 초여름 전남 여수항과 장흥 회진항에서 감성돔 치어 방류 행사가 있었다. 뜻 있는 조구업체에서 후원하고 환경보호를 위해서 힘쓰는 정말 열성적인 분들의 추진에 의해 ‘우바사’ 회원들과 ‘한국프로낚시연맹’ 회원 그리고 관계자들의 관심 속에 수만 마리의 감성돔 치어를 방류했다. 그 치어들은 순수하게 낚시인들의 성금으로 준비한 것이었다. 비닐 주머니 속에 든 감성돔 치어를 방류하고 나니 마치 큰일이나 한 것처럼 가슴이 뿌듯해져 왔다.
아, 그런데…, 그런데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치어 방류장소에서 1㎞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어시장에서 나는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를 것 같은 현실을 목격했다.
그것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큰 통이었다. 어린이 둘은 들어가 목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플라스틱 통이었다.
그 속에는 이제 막 치어를 벗어난 7~8㎝ 정도 크기의 감성돔이 산더미처럼 담겨져 있었다. 1통도 아니고 2통, 3통… 줄지어 서 있는 플라스틱 통마다 감성돔 새끼가 가득차 있었다. 낚시인들이 한푼두푼 모아 마련한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그날 방류한 치어보다도 그 어시장 플라스틱 통 안에 들어 있는 새끼 감성돔들이 더 많아 보였다. 그 새끼 감성돔들은 동물사료 또는 어묵 재료로 팔리고 있었다.
한꺼번에 수천, 수만마리씩 팔려나가는 그 플라스틱 통 안의 감성돔 새끼들은 일부 어부들의 정치망과 속칭 ‘고대구리’ 그물 속에 들어온 그들의 전리품이었다.
낚시인들은 15㎝, 20㎝는 물론 25㎝ 이하도 미래를 생각해 다시 살려주는 낚시문화를 실천하고 있는 한편에서, 채 제모습도 갖추지도 못한 새끼 감성돔들이 몇푼의 푼돈에 팔려 매일 그렇게 무더기로 죽어가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해양수산부 당국자들은 과연 어자원 보호가 무엇인지 알기나 하면서 ‘어자원 보호’를 외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바다 고기 뿐인가! 전국의 저수지나 수로에 널려 있는 1㎝도 못되는 그물코의 망에 걸린 천문학적인 숫자의 붕어 치어가, 돼지나 닭의 사료로 쓰이기 위해 매일같이 리어커나 트럭에 실려 나간다.
이같은 현실에서 해양수산부에서 낚시면허제를 실시하겠다고 하니, 어자원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낚시인에게는 규제의 폭을 더욱 넓히고, 어자원 고갈을 일삼는 일부 어부들에게는 더 큰 혜택을 주겠다는 의미인지 궁금하다.
물론 낚시인들이 절대로 고기를 잡지 않고 방류만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어자원 보호를 위한  정책을 입안한다면, 일의 순서가 뒤바뀌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수질오염 방지’라는 명분은 어떤가?
오늘날 낚시인들은 강과 바다의 수질오염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오물이나 쓰레기를 치우는 의식 수준은 향상되었지만 담수 낚시에서 떡밥이나 밑밥 사용에 의한 오염은 어느 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또한 바다낚시의 집어제 사용에 관한 문제도 그 양의 과다를 불문하고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허나 필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낚시인이 크릴 밑밥과 함께 섞어서 사용한 집어제는 물 속에 쌓여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현지 해녀들과 다이버 또는 잠수부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다시 말하면 집어제와 크릴 밑밥은 바다 속에서 분해되거나 또는 실제로 고기들의 먹이가 되므로 오염의 원인이 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바다의 경우 수질오염 문제의 책임이 누구 몫인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사이 우리 바다를 죽여가고 있는 ‘염산’을 예로 들어보자.
‘염산’이 위험한 독극물인 것은 모두 다 알 것이다. 그런데 이 염삼이 김 양식철이면 전국에서 어마어마한 양이 소비되고 있다. 김 양식장에서 염산을 물에 희석시켜, 김 이외의 잡성분을 제거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김 양식장의 염산 사용 문제는 관련 법규가 없다는 이유로 경찰이나 검찰에서도 섣불리 손을 못 대고 있다는 점에도 문제점이 있다. 또한 어민들의 소득 증대 사업을 함부로 막을 수 없다는 당국의 비협조도 한몫 하고 있는 것 같다.
화공약품 공장에서 염산을 만재한 채 출발한 차량들이 김 양식장이 있는 전국의 항포구로 오늘도 쌩쌩거리며 달려가고 있다. 염산은 바다를 오염시키는 무서운 환경의 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바닷속의 오염 상태를 알아보자. 여러분의 식탁에 올라오는 반찬 중에 ‘꼬막’이라는 맛있는 조개류가 있을 것이다. 이 꼬막 양식을 하기 위해서는 종패라고 하는 꼬막 종자를 채취해야 한다. 종패 채취는 모기장 같은 그물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꼬막 종패가 그물에서 일정 기간 서식하면 종패만 털어내고 폐 그물을 수거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폐그물이 전국의 어느 항 포구에서도 쓰레기차에 실려간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폐그물들이 그대로 바다속에 버려진다는 이야기다. 필자는 이런 현장을 많이도 목겼했다. 전국 각처에서 버려진 폐그물들은 지금도 바다속에서 산더미처럼 쌓여서 썩어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어민들을 향해 그렇게 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은 뜻은 없다. 다만,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당국이나 해양수산부의 구태의연한 정책에 항의하고 싶을 뿐이다.
현실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해양수산부는 ‘수질오염 방지’와 ‘어자원 보호’를 위해서 낚시면허제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이런 현실을 부시하고 낚시인에게 면허료를 거둬들여 과연 무엇을 위해 쓰겠다는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또한 해양수산부는 ‘쾌적한 낚시환경 조성’을 위해서 면허제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행정당국이 언제부터 낚시인들의 낚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셨는지 궁금하다. 오히려 면허제의 실시로 그렇지 않아도 강력한 규제, 강력한 시행을 자랑하는 당국이 행여나 더욱 더 낚시인의 입지를 좁게 하지 않겠는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오늘날 의식 수준의 향상으로 대다수의 낚시인들이 낚시터의 오염 방지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환경단체나 낚시단체에서도 ‘어자원 보호’나 ‘수질오염 방지’에 관해서 당국보다 더 진지한 연구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당국은 낚시면허제를 통해서 기대할 수 있는 ‘어자원 보호’와 ‘수질오염 방지’의 효과와, 그만한 행정력으로 어민들의 의식 수준을 향상시켰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비교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섣부른 판단으로 오늘날 우리나라의 어민 수준이 선진국 대열에 든 것처럼 착각하는 불상사가 없길 바랄 뿐이다.

낚시면허제가 우리나라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앞에서 간단하게 살펴본 바와 같은 문제들부터 해결해야만 한다. 그래야지만 당국에서 말하는 그 제도의 효과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런 문제들은 제쳐둔 채 국민레저인 낚시만 규제할 경우 국민들의 동의를 받기 어려울 것이며, 낚시인들의 반발을 무마할 방도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당국은 현실을 직시하라.

[2002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