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회원가입 | 사이트맵 | Contact us




 
맴버로그인
 
 
아이디  
패스워드  
 
  회원가입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작성일 : 10-08-26 13:19
낚시면허제 왜 또 나오나?
 글쓴이 :
조회 : 1,151  

새해 벽두 핫 이슈

낚시면허제 왜 또 나오나?


앞으로 한강에서 낚시를 하려면 돈을 주고 면허증을 발급받아야 할 지도 모른다. 지난 12월 23일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강의 생태계 보전과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낚시제한구역을 늘리고 낚시면허제를 빠른 시일내에 도입,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처는 2001년에 해양수산부가 낚시면허제의 타당성 검토를 위해 연구 용역을 진행중이라고 밝힌 지 꼭 1년만의 일이다. 이미 제도의 불합리성과 비효율성 때문에 여러차례 낚시면허제를 시행하려던 시도가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잠잠할 만 하면 또다시 들고 나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낚시꾼들이 무슨 동네북도 아니고 이젠 식상하다 못해 지겹다는 생각마저 든다. 잊을만 하면 들고 나오고, 이젠 포기했겠지 하고 생각하면 또다시 뒷북을 친다.
국민들이 자유롭게 레저 생활을 즐기는 것이 그렇게도 못마땅하단 말인가. 낚시꾼들이 과연 환경파괴의 선봉장이란 말인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환경 관련 법률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500만을 헤아리는 낚시인들을 어떻게 규제하겠다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새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난 12월 23일, 한 해를 정리하고 신년 계획을 세우기 위해 분주하던 한국 낚시계에, 서울시가 해묵은 논쟁으로 딴지를 걸고 나섰다. 이미 폐기처분된 걸로 알고 있었던 ‘낚시면허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서울시가 ‘한강에서 볼 수 있는 새와 물고기가 늘었다’는 제목으로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강의 생물 다양성을 더욱 증진시키고자 한강 생태계 보전 지역을 늘리고 낚시를 할 수 있는 구역을 제한하며… 수질오염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낚시제한구역과 허용구역을 설정하고 가칭 ‘낚시면허제’를 빠른 시일내에 도입, 시행하여 건전한 낚시문화 정착을 통해 어족자원보호 및 수질오염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돼있다.

아직도 낚시꾼이 환경파괴범으로 보이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서울시에서 내놓은 정책 보도자료는 긍정적인 평가가 기조를 이룬다. ‘최근 한강을 치수적으로 안전하며 생태적으로도 풍부한 자연과 문화가 살아 있는 강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 한강의 수질 및 서식환경이 개선되면서 새와 물고기 등 생물상의 종류와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과거의 한강 생태계와 지금의 한강 생태계를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길게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한강 수질이 개선되고 그에 따라 이전보다 물고기와 새가 늘었다고 하니 진실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 뒤에다 낚시제한구역 확대와 낚시면허제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인데 있다.
서울시가 낚시에 대한 규제의 근거로 든 것은 ‘지렁이, 미꾸라지 등 허용된 미끼가 아닌 떡밥, 어분의 사용과 쓰레기 무단 투기 등 무질서한 행위로 인하여 수질 오염 등의 우려가 있어’서라고 한다.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한강의 수질이 이전보다 나아지고 물고기와 새가 늘어난 것은 자기들의 공이고, 그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 위험한 존재가 바로 낚시꾼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쉬는 날 한강에서 낚시 몇번 했다가 수질오염,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낙인 찍힌 셈이다.
과연 그런가. 낚시꾼들 때문에 한강 물이 더러워지고, 물고기와 새들이 살지 못하는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그렇다면 한강에 오폐수를 쏟아 붓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그들을 단속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떠드는 사람은 또 누구인가.
외래어종의 생태계 잠식을 막기 위해 토종붕어를 우리의 호수와 강에 풀어주는 사람, 미끼 살 돈 아껴서 치어방류기금을 내는 사람, 낚시터에서 남이 버린 쓰레기까지 집으로 가져오는 사람이 과연 누구란 말인가. 그들은 바로 낚시꾼이다.
서울시에서 낸 정책 보도자료는 ‘시민들의 노력으로 한강물이 깨끗해져 물고기가 많이 늘었으니, 이제 한강에서 마음 편하게 낚시하고 낚인 고기는 집으로 가져가 요리를 해먹어도 안전하다’는 내용이었어야 했다. 그래야 이치에 맞다.

도대체 근거가 무언가

좋다. 한강의 환경 보호를 위해 노심초사 부심하는 서울시 측의 ‘우려’가, 우려가 아니라 실제 상황이라고 치자. 낚시꾼이 사용하는 떡밥과 어분이 수질을 오염시킨다고 치자. 다른 사람의 쓰레기까지 치우는 양심적인 사람보다, 낚시터를 함부로 더럽히는 사람이 더 많다고 치자. 그래서 앞으로 한강에서 낚시를 해서는 안된다고 치자.
그러면 적어도 떡밥과 어분이 얼마나 수질을 더럽히는지, 한강에 놀러오는 행락객보다 낚시꾼이 어느정도로 쓰레기를 많이 버리는지, 그 정도는 알려줘야 할 게 아닌가.
어린아이도 늘상 하던 놀이를 못 하게 하면 기분이 나쁜 법이다. 하물며 성인들이 일상의 피로를 풀기 위해 즐기던 레저를 못 하게 막으려면, 적어도 그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줘야 기본적인 예의가 아닌가.
하지만 애석하게도 낚시를 제한하려는 사람들은 단 한번도 명확한 근거를 들려주지 않았다. 지난 2001년에 해양수산부에서 낚시면허제에 대한 연구 용역을 시행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 2002년 4월에 1차 연구 용역이 끝이 났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 연구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그 어디에서도 듣지 못했다. 반대에 부딪혀 연구를 중도에 포기한 것인지, 아니면 이해 당사자들은 배제하고 저네들만 알고 있겠다는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용역을 의뢰했으면,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낚시꾼들 역시 자신들이 즐기고 있는 레저의 근간인, 강, 호수, 바다의 환경문제에 그 누구보다 관심이 많다. 혹 자기 때문에 후손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까 언제나 걱정이다.
서울시든, 정부든, 환경단체든 누구라도 좋다. 우리의 강과 바다에 쏟아지고 있는 산업폐수, 생활하수가 아니라, 낚시꾼이 뿌리는 떡밥과 어분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를 낚시꾼들에게도 보여 달라.
그 정도는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낚시를 못 하게 되면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결국 낚시꾼들이 아닌가. 부탁컨데 ‘우려’가 아닌 ‘근거’를 말해 달라. 그렇지 않으면 낚시꾼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국민으로서의 기본권을 침해 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갖게 될 것이다.

왜 낚시금지, 낚시면허제여야만 하나

요즘이 어떤 시대인가.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는 시대가 아닌가. 그런데 시대를 역행하면서까지 ‘금지’시키고, ‘면허증’을 발부해야 속이 시원한지 묻고 싶다.
낚시꾼들도 알 만큼 알고,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다. 굳이 금지니 면허니 하는 삭막한 말을 들먹이지 않아도, 문제가 있다면 고치고, 힘을 모아야 한다면 모을 줄 아는 사람들이다. 요즘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대화와 타협’이 얼마든지 가능한 사람들이다.
국가의 장래를 위협할지도 모르는 환경문제에 대한 것이니, 개인의 권리나 자유는 뒤로 미루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그래도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얼마든지 있다.
떡밥과 집어제가 수질을 떨어뜨린다면 사용을 제한하고, 불량 집어제를 만드는 업체를 정해진 기준에 따라 규제하면 될 것이 아닌가. 납봉돌이 환경에 해롭다면 못 쓰게 하면 될 것이 아닌가. 낚시터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있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면 되지 않는가. 
그 정도도 못 하겠다고 고집을 부릴 낚시꾼은 아무도  없다. 또 그게 전국에 ‘낚시면허시험장’을 세우고, 호수나 방파제를 쫓아다니며 수많은 낚시꾼을 단속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다.
1만명도 안되는 환경파괴의 진짜 주범들을 단속하지도 못하면서, 500만이 넘는 낚시인들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하다. ‘금지’는 행정편의주의요, ‘면허발급’은 시대착오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낚시면허제 논의는 연례행사?
 
2001년에는 해양수산부가 나서더니 2002년에는 서울시가 총대(?)를 멨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6년에는 환경부가 면허 없이 낚시하면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참 신기한 일이다. 낚시면허제가 무슨 ‘곗돈’도 아닐진데 관할 부서를 바꿔가면서 서로 자기가 시행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니 말이다.
참 놀라운 일이다.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잊을만 하면 다시 들고나오니 말이다. 
번번히 실패하면서도 인내심을 갖고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 걸 보면, 낚시면허제가 ‘돈 되는 사업’이라고 생각하는 건 틀림 없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그렇잖아도 모두들 재정이 열악한데, 낚시면허제를 실시하면 돈을 내고서라도 낚시를 하겠다는 사람이 적어도 수백만은 될 터이니 말이다.
그런데 한가지 잊은 것이 있다. 수백만을 통제하려면 그만큼 엄청난 통제 인원이 필요할 것이고, 그 사람들에게 인건비를 지불하고 나면 별로 남는 게 없을 거라는 사실이다. 수익성 없는 사업을 굳이 욕까지 먹어가면서 강행할 필요는 없다. 그건 세 살 먹은 어린애도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관계자’들은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똑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으니 말이다.
몇 번에 걸쳐 국민들의 반응을 살피고 연구하더니 요즘은 제법 요령까지 생겼다. 예전에는 감옥에 넣겠다고 겁을 주더니, 나중엔 ‘타당성 검토’를 위해 돈까지 들여 연구 용역을 맡겼다. 그리고 최근에는 ‘낚시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루머를 퍼뜨리고 다닌다.
하나 주목할만한 것은 낚시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동시에 낚시면허제를‘빠른 시일내에 도입, 시행’ 하는 기적같은 일을 해내겠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놀라운 능력과 ‘무대포’정신에 그저 혀를 내두를 뿐이다.

정신 바짝 차리자

상식이 통하는 사람이라면 낚시면허제가 최초 논의 단계에서 이미 폐기됐어야 한다는데 동의할 것이다. 개인의 행복추구권 같이 ‘거창한’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더라도, 제도 자체의 비합리성과 비효율성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지일관인 걸 보면 정책 입안자들은 낚시면허제를 끝까지 밀어붙일 모양이다. 한두번도 아니고 가라앉을만 하면 또 들고나오고, 연말마다 새해 정책으로 입안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으니 말이다. 툭하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를 쓰는 일본 정부를 흉내내는 건 아닌지….
아무리 설득을 해도 태도가 바뀌지 않는 이상, 낚시인들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시행하지 않을 거면서 으레 하는 말이겠거니 생각했다간 갑자기 뒤통수를 맞을 지도 모른다. 저들이 초지일관이라면 우리 낚시인들도 초지일관 주장을 굽히지 않아야 한다.
만약 한강에서 낚시면허제가 시행되는 것을 막지 못하면, 다른 시·도, 전국의 모든 강과 호수, 그리고 바다에까지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국민의 레저를 담보로 지방재정을 살찌우려는 서울시의 ‘모범’을 따라 배우려는 ‘재정 열악한’ 자치단체들은 전국에 얼마든지 있다.
상상해보라. 월간 바다낚시는 낚시잡지 대신 ‘낚시면허시험 예상 문제집’이나 만들고, 낚시꾼들은 면허를 얻기 위해 시험공부를 하고 돈을 지불하는 광경을. 수천명씩 낚시를 하는 방파제와 호수를 쫓아다니며 벌금고지서를 발부하고 다니는 ‘관리인’의 모습을. 생각만 해도 정말 끔직하고, 동시에 우수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많은 국민들이 즐기고 있는 레저를 명확한 근거 없이 제한하려는 시도는 철회돼야 마땅하다. 실패할 것이 뻔한 정책 때문에 소중한 인력과 국고가 낭비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낚시꾼을 무시하지 말라

지난 해 우리는 소중한 낚시터를 여러 군데 잃어버렸다. 그 섬에 사람이 살고 있지 않다는 황당한 이유 때문에, 그리고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등산객들도 위험에 노출돼 있고, 스키 타다 다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데 유독 낚시꾼들만 더 ‘걱정’을 해주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
걱정해주는 건 좋은데 다른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이 섭섭할까 우려된다. ‘등산면허제’도 시행하고, ‘스키면허제’도 만들어야 공평하지 않겠는가. 그럴 게 아니면 지금 낚시계에 보여주고 있는 정부의 지나친 관심을 철회해 주길 바란다. 솔직히 부담스럽다.
환경부, 해양수산부, 서울시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들은 따로 있다. 환경을 파괴하는 진짜 주범들을 단속하고, 어자원 씨를 말리는 불법어로행위를 막고, 이미 시행되고 있는 ‘운전면허제’에는 별 문제가 없는지 살펴 보는 일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낚시꾼들은 그냥 내버려 두어도 알아서 잘 한다. 위험한 곳엔 안가고, 낚시터가 더러우면 청소를 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 돈내고 낚시하라면 너무 심하지 않은가.
좋은 이야기도 여러번 들으면 짜증스럽기 마련이다. 하물며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를 자꾸 꺼내면 더이상 참고 들어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낚시꾼들이 뭘 어쩌겠냐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자칫하면 전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

[2003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