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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8-27 13:49
웨이하이(Weihai)에서 한국 낚시산업의 미래를 보다!
 글쓴이 :
조회 : 4,698  



웨이하이(Weihai)에서 한국 낚시산업의 미래를 보다!

중국 낚시인구 증가는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기회… 국내시장 벗어나 세계로 눈을 돌리자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일까지 중국 웨이하이(위해)를 다녀왔다.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일 때문이었다. 사진 찍기를 워낙 좋아하는 성격 탓에 카메라를 항상 휴대하고 다니며 4박5일 일정 내내 많은 사진을 찍어 왔다.
웨이하이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마중 나온 현지 가이드를 재촉해 ‘와룡산’이라는 곳으로 올라가 위해 시내 전경사진을 찍는 것으로 중국 일정을 시작했으니, 필자 본업이 낚시인지 사진인지 스스로가 생각해도 헷갈린다.

웨이하이는 우리나라 조구업체가 많이 진출해 있는 곳이다. 또한 한국~중국을 오가는 많은 물류가 인천과 가장 가까운 이곳 웨이하이를 거쳐간다.
항공편은 부산~웨이하이 노선이 일주일에 세 번(수, 금, 일요일)에 있으며, 인천~웨이하이 노선은 매일 운항한다. 그리고 인천과 웨이하이를 오가는 배편은 매주 월, 수, 금요일에 우리나라에서 출발하고 화, 목, 일요일에 웨이하이에서 출발한다.

산동반도의 북단에 위치한 항구도시인 웨이하이는 중국 북방의 중요한 군항 중 하나로, 바다로부터 웨이하이 항구를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류궁다오[劉公島]에는 청나라 시대에 북양함대의 기지가 설치돼 있었다. 1894년 중일갑오전쟁(청일전쟁)이 이곳에서 발발했으며, 1898년 영국에 조차되었다가 1930년에 다시 돌려받은 역사가 있는 곳이다.
웨이하이는 2008년말 기준으로 인구가 252만2,307명(중국 웨이하이시 홈페이지(www.weihai.gov.cn) 참조)으로, 중국에서는 비교적 작은 도시에 속한다. 경공업, 조선업, 농수산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으며, 2000년대 초반부터는 우리나라 조구업체의 진출과 더불어 낚시산업도 발달했다.
또 웨이하이는 중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뽑히기도 했는데, 해변도로를 따라 꽃과 나무들이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어 시 전체가 깨끗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웨이하이는 바다를 끼고 있어서 온대해양성기후를 보이며, 연평균 기온은 12℃다. 우리나라에 비해 겨울이 더 춥고 여름은 덥지만, 중국 내에서는 겨울과 여름이 춥거나 더운 편이 아니어서 살기에 좋은 곳으로 꼽힌다. 기후가 이렇다 보니 골프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바다낚시는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낚시를 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하며, 봄에는 대물급 감성돔이 산란을 하기 위해 해안 가까이 접근하고, 가을에는 20~40cm 정도 되는 감성돔이 제법 많이 낚인다고 한다. 감성돔 뿐 아니라 가자미나 우럭, 농어 등도 많이 낚인다고 한다.
웨이하이 도착 시간이 중국 회사들 업무가 끝나는 시간과 겹쳐 첫날은 숙소를 잡는 것 말고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그래서 이왕 시내 전경을 찍으러 높은 곳에 올라간 김에 야경까지 담고 하산하여,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횟집으로 갔다.
웨이하이는 한국에서 온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분들이 많아, 거의 한국 같은 분위기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회 한상 잘 차려서 바이주(일명 고량주)와 함께 실컷 먹어도 우리 돈 5~6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물가도 싼 편이다.

이튿날엔 업무를 보기 위해 웨이하이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시내를 벗어나자 황량한 벌판과 야산들이 이어진다. 웨이하이 주변 야산들은 거의 밭으로 개간돼 숲이 거의 없다. 멀리 보이는 산에도 푸른색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도로가에 있는 마을에는 붉은색 지붕을 한 집들이 모여있었는데, 모든 집이 똑같이 생겨 마치 장난감 마을 같이 보였다.
이틀 동안 업무를 마치고 웨이하이로 돌아오는 길에는 또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해변도로에서 본 일몰 풍경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웨이하이는 대륙의 동쪽에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서해의 수평선을 넘어오는 일출은 볼 수 있어도, 바다로 넘어가는 일몰은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웨이하이는 지형이 동쪽으로 뻗은 반도 형태이기 때문에 남쪽과 북쪽 양쪽에 바다가 펼쳐져 있다. 그중 북쪽 해변에서는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볼 수 있다.
때마침 웨이하이로 돌아오는 날이 5월 1일 노동절이라, 휴일을 맞아 나들이를 나갔다가 돌아오는 차량들 때문에 교통이 정체돼 일몰 사진을 멋지게 찍을 수 포인트까지 시간을 맞추지 못하고, 도로 위에서 ‘국제해수욕장’ 뒤편으로 넘어가는 해를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 ‘국제해수욕장’이라는 곳은 북쪽을 향한 해변이라 여름에 특히 시원하여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라 한다.

일몰 사진을 찍고 있는 도중에 블루피쉬 김영진 사장으로부터 웨이하이 시내에서 도다리회를 겸한 저녁식사를 하는 중이라는 연락이 왔다. 필자가 웨이하이를 떠나 있는 동안 한국프로낚시연맹 조장래 회장 일행이 대회 후원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문해서 함께 있다는 것이었다.
블루피쉬 김영진 사장은 벌써 7년째 웨이하이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블루피쉬’라는 브랜드는 이미 중국에서 ‘란위이(남어 藍魚)’라는 이름으로 제법 많이 알려진 상태다. 중국 현지 낚시잡지에 광고도 하고 있으며, 오는 5월20일에는 웨이하이 북쪽에 있는 펑라이(봉래) 해변에서 바다낚시대회도 연다고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김영진 사장 일행과 합석해 ‘중국산’ 도다리회와 우리나라 ‘처음처럼’ 소주를 앞에 두고 대화의 꽃을 피웠다. 도다리회도 맛있었고, 중국에서 마시는 우리나라 소주도 너무 맛이 있어 한참을 과음한 후에야 숙소로 이동했다.
웨이하이 마지막 날 숙소는 치밍(계명)호텔이라는 곳이었다. 내 방은 20층이었는데, 다음날 새벽에 창을 열어보고는 너무나도 멋진 장관에 넋을 잃을 지경이었다. 정면에서 일출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뿔사! 4일동안 카메라를 들고다니며 사진을 너무 많이 찍는 바람에 어젯밤 식당에서 배터리가 모두 소진됐는데, 술을 마신 탓인지 충전하는 것을 잊고 그냥 잠들어 카메라가 먹통인 상태였다.
하는 수 없이 웨이하이의 일출은 다음 기회에 카메라에 담기로 하고, 눈과 마음에 가득하니 그 풍경을 담았다.
이윽고 해가 뜨고 날이 밝자 또다른 장관이 펼쳐졌다. 항구를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마치 영화에서 본 대규모 상륙작전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카메라 배터리가 어느정도 충전됐을 때,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해변으로 내려갔다. 호텔 앞쪽 해변에는 아침부터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여럿 있었다. 블루피쉬 김영진 사장의 말에 따르면, 이곳에서도 살감성돔과 제법 큰 우럭이 나오며, 자신도 간혹 낚시를 해서 손맛을 보기도 하는 곳이라고 한다.

때마침 서양인 한사람이 잔챙이 우럭 한마리 올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그의 채비가 걸작이다.
짧은 민물 릴대와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1m 옆에서도 들리는 릴에, 청갯지렁이 비슷한 미끼를 사용하는데 찌가 ‘예술’이었다. 커다란 고추찌를 원추형 스티로폼에 꽂아서 사용하는 데, 조그마한 봉돌이 달려 있기는 했지만 아무리 봐도 여부력이 엄청나게 많을 수밖에 없었다. 목줄은 30㎝ 남짓 밖에 안됐고, 바늘은 비정상적으로 컸다. 그럼에도 그는 나름 끈기를 가지고 재미있게 낚시를 하고 있었다.
서양인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중국인 젊은이가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의 채비를 보니 구멍찌를 사용하고 봉돌로 제법 영점을 맞춘 상태였다. 그 나름대로 연구하였거나 누군가에게 배운 낚시로 보였다.
그에게 허락을 얻어 채비통을 열어보니 구멍찌 몇개와 막대찌 하나, 그리고 생김새가 다양한 봉돌들이 있었다. 그밖에 우럭용 웜과 묶음바늘 등등 나름 정성스런 낚시를 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바로 이런 모습이 이제 막 태동하는 중국 바다낚시의 현주소가 아닐까?
원래 중국에서는 민물낚시는 활발하게 이뤄지지만 바다낚시를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바다낚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엄청나게 늘고 있다고 한다. 15억이라는 인구를 가진 중국에서 낚시가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사실은, 현재 침체기를 면치 못하는 우리나라 낚시업계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으로 우리나라 낚시용품을 수출하거나,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낚시용품을 중국 내수시장에서 판매하는 우리나라 업체가 최근 엄청나게 많이 늘었다고 하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오전 11시쯤 김영진 사장의 안내로 한국프로낚시연맹 조장래 회장 일행과 합류해 점심을 먹으러 갔다. 가는 길에 중국의 낚시점은 어떨까 하여 ‘웨이하이 어구성’이라는 낚시용품상 밀집지역에 있는 현지 낚시점에 들러 보았다.
낚시점 규모는 30~40평 정도였지만 깔끔하게 정리돼 있는 각종 용품들과 잘 꾸며진 내부 인테리어를 보며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다.
필자는 특히 찌에 관심이 많다. 예전에 액터(Acter)라는 브랜드로 각종 찌를 직접 제조하는 사업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2000년대 초반부터 밀려들어온 중국산 싸구려 찌들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사업체와 공장을 정리해야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중국을 기반 삼아 찌 사업을 다시 시작하려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액터(Acter) 브랜드를 부활시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10년 전, 처음 액터찌를 들고 중국 시장을 찾았을 때가 생각난다. 그들은 그때 이것이 무엇을 하는 물건이냐고 물었다.
구멍찌를 아는 사람 자체가 거의 없던 그 시절과 비교하면, 구멍찌가 낚시점 한쪽 코너를 가득 메우고 있는 지금은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것이다.

귀국 시간이 좀 남아서 블루피쉬 현지 공장을 찾았다. 생각보다 큰 규모에 한번 놀랐고, 블루피쉬가 생산하거나 취급하는 제품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에 또한번 놀랐다. 게다가 중국산에 대한 편견이 깨질 정도로 모두가 고급스러움이 배어있었다.
블루피쉬 자체 생산라인에서는 각종 모자와 구명복, 그리고 다양한 낚시용 의류는 물론 각종 등산 관련 아웃도어 웨어와 관련용품들도 생산하고 있었다. 샘플실에는 갯바위대와 뜰채를 비롯해 수많은 루어대들이 진열돼 있었다. 이 모든 제품들이 블루피쉬 김영진 사장의 손길을 거쳐 개발된 것이라고 하니, 지난 7년간 그가 웨이하이에서 뿌리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말을 안해도 알 수 있었다.

4박5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지만, 웨이하이를 중심으로 중국의 낚시 현황을 탐방하면서 느낀 점은, 중국 낚시계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바닷가건 호숫가건 텅텅 빈 낚시터들을 보면서 성장 잠재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는 사실도 느낄 수 있었다.
인구가 많기로 일등인 나라에서 낚시인구가 늘어나고, 그들이 낚시할 장소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은, 바로 옆 나라인 우리나라의 낚시업계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중국 시장에서 국내 낚시업계의 활로를 찾는 즐거운 상상이 결코 상상으로만 끝나지 말았으면 한다.
사실 현재 중국 낚시용품 제조업체의 생산능력은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도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하지만 아직은 디자인이나 개발능력에서 열세에 있고, 한국이나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의 국가 브랜드가 중국인들에게 어필이 되는 만큼, 그러한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중국 시장을 개발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사실은 중국인들의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낚시용품 제조회사가 디자인과 기능성에서 한발 앞선 제품을 앞세워 중국시장을 공략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 우리나라 낚시업계도 더이상 국내시장만 바라보고 불황의 늪에서 헤맬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세상으로 눈을 돌려 중국, 일본, 그리고 더 나아가서 세계시장을 공략해야 할 때가 된 게 아닐까?


[2010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