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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8-27 13:45
‘2009 한국국제낚시박람회’ 리뷰
 글쓴이 :
조회 : 3,457  



‘2009 한국국제낚시박람회’ 리뷰

극심한 경기침체 불구 참가 업체·관람객 증가… 국제적 흐름 반영은 미흡

필자는 지난 3월 6~8일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09 한국국제낚시박람회’에 참가해 (사)한국낚시연합 한국프로낚시연맹 행사를 총괄하는 일을 했다. 이번 박람회는 세계적인 경제난 속에서 우리 낚시계가 처한 상황과 미래의 청사진을 가늠할 수 있는 짧지만 소중한 시간이었다. 필자가 소개하는 ‘2009 한국국제낚시박람회’ 이야기가 독자 여러분들이 우리 낚시계 흐름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3월 6~8일 2박 3일간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2009 한국국제낚시박람회’가 개최됐다. 이 행사에는 필자가 섭외홍보부회장으로 활동 중인 (사)한국낚시연합 한국프로낚시연맹(이하 한국프로낚시연맹)도 참가를 했다.
필자는 한국프로낚시연맹 행사를 맡아 진행하는 책임자 자격으로 2박 3일 동안 박람회장에 머물렀다. 박람회장 곳곳을 다니며 각 조구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을 살피는 일은 즐거우면서도 유익했다. 우리나라 낚시업계가 당면한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데 이번 박람회가 좋은 기회였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불황엔 적극적 마케팅 통한다

박람회 첫날 느낀 소감은 한마디로 놀라움이었다. 낚시 업계를 비롯해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행사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의 열기와 호응이 매우 뜨거웠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해에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서울국제낚시박람회’에도 참가 했었다. 당시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박람회 역시 큰 활기를 띠지 못했다. 올해는 경제 사정이 더욱 나빴던 까닭에 이번 박람회 성공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기우였다. ‘서울국제낚시박람회’에 비해 참가 업체수가 10여 곳 이상 늘었고 관람객 수도 거의 두배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09 한국국제낚시박람회’ 총 관람객 수는 3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소 조구업체들의 마케팅이 한층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것도 이번 박람회에서 두드러진 특징이다. 불황일수록 적극적인 마케팅이 빛을 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도 그 사실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기념품 제공 같이 단순히 관람객을 불러 모으는데만 목적이 있는 행사는 예전에 비해 줄었다. 하지만 부스 구성에서부터 홍보 이벤트까지 박람회 진행 전반에 걸쳐 대형 업체 못지않게 알찬 기획을 선보인 중·소 업체가 많았다.
최악의 경기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조구업체들의 노력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희망을 보다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된 ‘2009 한국국제낚시박람회’를 통해 필자는 우리나라 낚시 경기가 멀지 않아 다시 좋아질 것이란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낚시 동호인은 6백만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어느 레저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동호인 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수가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경기가 좋지 않아 낚시를 더 이상 다니지 못하게 된 사람이 늘었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 비해 출조 횟수를 줄인 경우도 허다하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더는 섬 낚시터에서, 가까운 방파제나 갯바위로 눈을 돌린 낚시인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간 침체된 경기가 더욱 위축될 게 불 보듯 뻔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2009 한국국제낚시박람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찾았다. 경기 위축과 상관없이 낚시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관람객 수가 느는데 그치지 않고 관람 자세도 한층 진지해졌다. 제품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며 장단점을 분석하고, 신제품에 대해 세심한 부분까지 특징을 살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진지하고도 열정적인 관람 모습에 낚시가 대중적인 레포츠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가족과 함께 박람회장을 찾은 낚시인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여성 관람객도 많았다. 남편을 따라온 경우도 있었지만 여성들끼리 관람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이 같은 박람회 풍경에서도 알 수 있듯 낚시는 더 이상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성 낚시인의 증가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임에 분명하다. 낚시계 저변 확대에 큰 힘을 보탤 수 있는 저력을 가진 존재가 여성 낚시인들이기 때문이다.
낚시가 체계적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도 여성 낚시인들의 증가는 긍정적이다. 여성 낚시인 비율이 꾸준하게 높아져 낚시가 명실상부한 국민 레포츠로 자리를 굳히게 되면 행정 기관의 투자 및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중·소업체 약진 돋보여

필자는 그동안 서울국제낚시박람회와 오사카 피싱쇼를 비롯해 국내·외 여러 낚시박람회를 다녀봤다. 박람회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모습이 크고 휘황찬란한 메이저 업체들의 부스다.
이번 박람회에서도 예외 없이 국·내외 메이저 업체들이 대형 부스를 설치하고 다양한 이벤트로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렇다고 메이저 업체들만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중·소업체 중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곳이 적지 않다. 관람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벤트를 내실 있게 준비한 업체들의 선전이 특히 두드러졌다.
필자를 가장 놀라게 만든 업체는 천류산업이었다. 박람회 전까지만 해도 필자가 알고 있는 천류산업은 부산에 있는 낚싯대 제조업체라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에서의 천류산업은 필자가 막연히 알고 있던 ‘그 회사’가 아니었다. 우선 부스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메이저 업체에 뒤지지 않는 규모에 한번, 공간을 알차게 구성해 놓은 제품 진열 솜씨에 또 한번, 그리고 새로 출시한 릴찌낚싯대 품질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천류산업은 오랫동안 국내 굴지의 조구 업체에 OEM 방식으로 낚싯대를 납품 해오다 몇 해 전부터 독자 브랜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제품 생산 능력과 개발 노하우에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천류산업은, 자사 브랜드의 우수성을 낚시인들에게 각인시킨다는 목표 아래 이번 박람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천류산업 외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만든 중·소 업체 부스가 많았다.
우리나라에는 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조구업체가 많다. 그런 업체들 중에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생산 기술만큼은 최고 수준에 올라있는 곳이 적지 않다.
우수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중·소 조구업체들이 지금의 경제난을 이기고 꾸준히 성장한다면 우리나라 낚시산업이 다시 한번 세계 시장을 호령할 날을 훨씬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세계 낚시계 흐름 반영 미흡

국제낚시박람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수확 중 하나가 세계 낚시 산업의 흐름을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세계 5대 피싱쇼 가운데 하나인 오사카피싱쇼는 일본 뿐 아니라 유럽, 미국, 동남아 낚시 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이번 ‘2009 한국국제낚시박람회’는 그런 부분에서 준비가 다소 소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단적인 예가 루어 분야다. 루어낚시는 최근에 우리 낚시계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장르다. 여러 조구 업체 관계자들이 앞으로 루어 용품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란 얘기를 자주 한다.
그럼에도 이번 박람회에서는 루어 분야가 별로 주목을 끌지 못했다. 무엇보다 루어 제품을 선보인 업체가 많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몇 안되는 참가 업체들 역시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고 홍보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루어낚시 열풍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해외 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점도 이번 박람회가 세계 낚시계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당초 이번 박람회에는 5개국에서 참가할 것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본 업체들만이 부스를 설치하고 관람객을 맞았다.
이번 행사를 교훈 삼아 내년에 진행될 ‘한국국제낚시박람회’에서는 해외 업체들이 대거 참가해 명실상부한 ‘국제 박람회’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전시 홍보에 더욱 신경 써야

지난해에 개최된 ‘서울국제낚시박람회’에서는 일부 참가업체들이 박람회 현장에서 낚시용품을 판매해 큰 문제가 됐다. ‘2009 한국국제낚시박람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돼 낚시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제2전시관을 따로 만들어 그 곳에서 낚시용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같은 조치는 국제낚시박람회라는 타이틀에 결코 어울린다고 할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조구 업체 관계자들도 쓴소리를 했다. 낚시용품을 판매하는 제2전시관이 물건을 팔고 사려는 사람들로 뒤엉켜 마치 대형 할인마트 같아 보였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열리는 박람회에서도 낚시용품 판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박람회장과 완전히 다른 장소에서 판매를 하기 때문에 ‘박람회’의 의미가 퇴색되는 일이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국국제낚시박람회 주최측 관계자들은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낚시인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낚시박람회에서 낚시용품을 구입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여러 조구업체가 모여 있는 자리인 만큼 좀 더 싸게 낚시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낚시 용품을 진열 · 전시해 제품의 개량 발전 및 산업의 진흥을 꾀한다’는 낚시박람회 원래 취지와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행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짚고 싶은 문제가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낚시와 아무 상관이 없는 식품 판매 업체도 여러 곳 참가 했다. ‘한국국제낚시박람회’가 글자 그대로 국제적인 낚시박람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 문제 역시 반드시 시정해야 할 것이다.

모두 하나 되는 자세 중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야기 하겠다. 우리 낚시계가 건전한 방향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구성원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생산업체와 유통업체가 다른 얘기를 하고 낚시 단체들 또한 자신들의 이야기만을 늘어놓아서는 심각한 경제난에 처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낚시’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에 체계적인 계획 아래 적극적인 참여만 뒷받침되면 우리 낚시계는 큰 진통 없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낚시인들 역시 지금보다 훨씬 편하고 경제적으로 낚시 용품을 구입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곧 낚시 관련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호는 이쯤에서 마무리한다. 예고 없이 낚시 방법론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풀어 놓게 된 점 다시 한번 이해를 부탁드린다. 한번쯤은 우리나라 낚시계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어 마련한 시간이었다.


[2009년 3월]